요즘 퇴근길에 마음에 드는 여자분이 있다. 주차를 하고 집에 들어가려고 하면 자전거를 타고 온다. 조금 이상한 게 대학생같기도 한데 대학생이 우리동네에서 6시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게 좀 말이 되지 않는다. 왜냐면 우리동네에는 대학교가 없다. 대학교로 버스로 등하교 한다면 아르바이트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이 친구를 우리동네에서 봤지만 한 3~4년전에도 본적 있다. 도서관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일했다. 수수하게 생겨서 그런지 그때부터 그녀를 좋아했나보다. 그러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시간대가 달라졌는가 싶어 간헐적으로 찾아가도 없었다. 많이 아쉬웠다. 그러다 어머니와 밥을 먹으러 갔는데 그 곳에서 서빙을 하는 것이다. 조금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무렇지 않은 듯 식사를 주문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식당 안 주방에서 일하는 분을 안다고 하시는 것이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그녀의 어머니다. 서로 어머니들이 알아보시는 데 그녀가 우리 어머니께 인사하는 데 아마 그녀도 나를 알지 않을까 한다. 그런 그녀가 우리 집 근처 마트에서 일한다. 어느날 갔는데 그녀가 있기에 쫌 놀랐고 말도 안나왔다. 그후 그녀도 볼겸 매일 맥주사러 갔다. 아마 나를 알콜중독자로 알고 있지 않을까한다. 매일 물건을 계산하면서 한 마디 할 법도한데 나이를 뭐로 먹었는지 아직도 '아뇨', '감사합니다' 이 말이 전부다. 마음 같아서 '저 모르나요?', 또는 '어머니 식당 폐업했던데(이건 좀 슬픈 일이니 접자)', '식당에서 한번 봤죠?' 이 말이 안 나온다. 벌써 2주가 지나서 이젠 이 말하기엔 늦어 버렸다.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할 수 있을까 고민중입니다. 제가 경험상 좋아한다고 고백해서 된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또, 어느 책에선가도 '당신을 좋아합니다. 전화번호 주세요'라고 하면 까일 가능성 100% 라고 한다. 예전 여자친구도 너무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서 거부감이 없었다고 했으니 고백하는 순간 부담스러운 존재, 거북스러운 존재가 되서 고백은 별루라고 생각한다. 고백하는 순간 너무 잘생기면 잘생겨서 까이고 못생기면 못생겨서 까인단다. 그러니 뭐 고백은 넣어두기로 하자.
그래서 생각한건데, 아주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해 볼까 한다. 그녀가 일을 갈 때 쯤 그 앞을 지나가면서 다이어리를 떨어뜨리는 겁니다. 그녀의 착한 성격상 100% 줏어줍니다. 그러면 저는 '감사합니다.' 하면서 '저 혹시 그 때 식당에서 한번 뵙지 않았어요?'라고 묻고 그녀가 갸웃뚱 하면 '어머니가 식당하시지 않았느냐?' 물으면 '네'라고 하면 '그때 한번 인사 했던 것 같다고 하면서 어머니가 그 식당 갔었는데 문 닫았다고 아쉬워 하시더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는거죠.
이런 다음 마트 가면서 한마디 인사라도 좀 다른 어조로 할 수 있게 되고, 또, 지나가다가 보면서 지난 번 다이어리 주어줘서 밥 한번 사야 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죠. 물론 뭐 계획한로 시나리오 대로 된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과 초반 몇개 시작하자 마자 무너져 버린다 게 함정이죠. 예를 들자면 어머니 식당 한적 없는데요. ㅠㅠ, 죄송해요 바빠서 전 이만. 이렇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도 한번 시도는 해봐야겠다.
다이어리 이쁘고 이름 박힌 걸로 하나 내일 들고 가다가 우연을 가장한 계획적인 사고를 쳐야겠습니다. 혹시 더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신다면 댓글로 추천 바랍니다. 지금도 일부로 마트 가서 물건이 어디있는지 모르는 척 물어볼라고 하는데 계산대에서 돈이 든 금고(하단 부분만)를 갖고 어디 가네요. 5초의 간발의 차. ㅠㅠ
궁금하신 분이나 좋은 소식 있으면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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