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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11 기억상실에 걸려 한순간 기억을 되찾는 느낌이 이런걸까?
이모저모2018. 5. 11. 20:58

몇달 전부터 도서관에 갈때마다 고등학교 4년 후배가 자꾸 유명 강사 모르냐고 묻는 것이다. 후배가 자격증 공부 중인데 가끔 나도 도서관에 갈일이 있을 때면 그러는 것이다. 유명 강사 이름을 나에게 이야기 해주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라곤 고등학교 자퇴한 여자사람 친구 뿐이었다. 그런데 우리보다 한 살 후배라고 하기에 더더욱 알 수 없었다. 고등학교 1년 후배 중에 아는 여자 얘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후 도서관에 가서 우연찮게 그 후배녀석을 마주칠때면 꼭 그 강사 이야기를 한번은 언급했다. 정말 아는 후배가 없어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집에 돌아와서 누워 있다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 유명 강사라는 후배가 생각났다. 강사라...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면 동창이나 남자 후배 누군가에겐 그 이야기를 듣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 작은 동네에서 그 정도로 유명한 강사라면 소문이 금방 퍼질텐데 말이다. 혼자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후배 중 공부 정말 잘한다고 했던 여자 얘가 떠올랐다. 설마 걔??? 란 생각과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아 검색했다. 그러나 인터넷에 나오는 사진과 그 공부 잘한던 얘에 모습은 없었다. 화장이 짙어서 그런지 의술의 힘을 빌려서 그런지 너무 다른 다른 사람이었다. 그래도 좀 더 화장이 짙지 않은 사진을 찾다 보니까 우연찮게 환하게 웃는 모습의 사진을 딱 봤다. "헉! 걔네" 이후 다른 사진을 찾아보려 하지 않았다. 그 사진 한장으로 어릴 적 고유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그 사진을 계속 보고 있으니 이전에 잊고 있었던 기억 너머의 기억이 마구 기억났다. 고등학교 당시 내가 2학년이었고 그 후배가 1학년이었다. 그 후배가 공부를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내 여자친구에게 들었었다. 또 한번 누군가가 나에게 그 후배 얘를 소개 시켜줬었다. 친구 중 하나였는데, 바로 그 얘 여자친구였다. 또, 후배가 키가 좀 큰 편인데, 키가 작은 여자 얘랑 항상 둘이 붙어 다녔다는 것까지 기억이 났다. 너무 신기했다. 마치 바닥에 돌뿌리가 있어 이 돌뿌린가 싶어서 들춰 봤더니 기억이 줄줄이 나오는 것이다. 기억상실 걸린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 기억이 줄줄이 기억하면서 확 돌아오는 느낌이 이 느낌이지 않을까 한다. 이제 이름과 얼굴이 정확하게 매치된다. 


의식하고 있던 기억 너머에 있던 기억이 돌아왔다. 정말 이런 경험이 가끔 있었지만 이렇게 극적으로 맞아 본적은 없었다. 마치 기억이란 공간이 우주과 확장하고 있는 것과 같이 기억공간이 늘어난 기분이다. 가끔 후배 녀석이 모르는 후배여자얘 얘기를 매번 할 때 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는가 싶었다. 그렇다고 우리의 인생과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데 그 이야기해서 뭐할까 싶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로 좀 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어 후배에게 미안할 뿐이다. 좀 처럼 느끼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Posted by 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