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2017. 11. 8. 23:45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보다 주차 단속하는 경고 소리가 2~3배 컸다. 무슨 일있는가 싶었다. 그러나 내 졸음을 쫓아 줄 만큼 궁금하지 않았다. 그때 호루라기 소리가 귀를 찌르듯이 났다. '엥? 사고 났나? 뭐지? 호루라기 소리는 좀처럼 내지 않는데.' 

문을 열고 사무실을 나갈려고는 찰라 아주 큰 괴성이 들렸다. 그것도 아주 대놓고 괴성을 최대한 낼수 있을 정도로 마구 지르는 것이다. 뭐지 이렇게 큰 목소리로 싸운단 말인가? 더욱 궁금했다.


바로 사무실 앞으로 나가 도로 아래를 보니 싸움이 아니라 마라톤 시합이었다. 그런데 좀 선수가 어려보였다. (내가 늙은건가?) 막 지나가는 선수를 보니 저 정도 속도로 뛴다는 것이 놀라웠다. 거의 내가 100미터 전력질주하 듯 그렇게 마라톤을 한다. 역시 선출은 다른가 보다했다. 그리고 낯선 모습이 있다. 선수 뒤에 하나의 suv 차량이 바짝 따라 붙는다. 아마도 그 선수 소속회사인가본데 뭔가 팁을 주는 것 같았다. 뭐라고 이야기하는데 소속회사 코치진마다 훈련방법이 각양각색이었다.




처음에 막 지나가는 코치는 '열폭형'이다. 소리 질러가며 호되게 혼내는 스타일이다. '다리 딱딱 들어', '어깨 한쪽으로 쳐지잖아' 이런 식이었다. 

두번째 지나가는 팀은 '희망고문'이었다. '다 왔어. 좀만 가면 돼'. '이제 한번 달려보자' '쭉쭉 치고 나가는거야'. 이런 식이다. 내가 등산 갔을 때 제일 듣기 싫은 말중 하나다. '다왔어 좀만 가면 돼','5분만 가면 돼' 최악이다. 

세번째는 '스님형'이다. 선수가 앞에 뛰는 것을 그냥 쳐다만 본다. 코치 같은 분이 선글라스 끼고 있어서 눈을 뜬건지 감은건지 알 수가 없다.

그 후에 다독이는 애원하는 고치, 칭찬하는 코치도 있었다.


정말 앳띤 친구들이다. 그렇게 열심히 마라톤 해서 전국체전을 나가고 국제대회 나간다. 이봉주가 되고, 황영조가 되는 것이다. 그들의 금메달 뒤에는 이런 뼈를 깎는 고통의 과정이 있었다. 모두 그렇다. 가수, 배우, 부자, 운동선수, 유명인사등은 다 그렇다. 그런데 우린 결과만 본다. a배우 10억 cf 촬영, b선수 50억 연봉 합의 등 이런 것들은 결국 저 선수들의 10~20년 동안 고된 과정을 거쳐 얻은 결과다. 우리 눈엔 과정이 들어오지 않을뿐이다.  


나란 사람은 과정이라고 할만한 그 무엇이 있을까 싶다. 이제 나도 그런 과정을 하고 있다. 나부터 누군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면 손가락질 하지 말자. 그 만큼 그 사람의 과정이 숨어 있을 것이다. 돈이든, 명예든, 학력이든, 그것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그 만큼의 노력과 과정이 있는 법이다.

 

Posted by 웰라